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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수험생, 취준생을 위한 공간

건축은 박봉이라는데 맞나요?

by 건축일하는 문어 2020. 2. 14.

*** 제가 듣고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쓰다 보니 다소 주관적일 수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
*** 제 글들의 내용은 회사나 학교, 시대에 따라 다르거나 변화할 수 있으니 기본 개념이 이렇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







건축은 박봉이라는데 어떤가요?

이런 질문들이 많다.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고자 글을 작성한다.

기존에 작성한 포스팅 중 비슷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건축의 비전(전망)이 어떤가요? 안좋은가요? (부제 : 진로를 결정하는 방법)


 

 


박봉의 사전적 의미 : 적은 봉급


누구나 많은 돈을 받고 일을 하고 싶어한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더 크게는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일을 쉬는 요즘 책을 많이 읽고 있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면서, 혹은 이직을 계획하면서 높은 연봉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건축은 박봉이라는 말, 아마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학생이든 실무자이든. 이 박봉의 기준이 무엇일까? 신입이 연봉 3000만원이나 4000만원이면 잘 버는 것일까? 연봉 5000만원, 6000만원은 몇 년 차가 되면 받을 수 있을까? 건축 업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다면 그건 얼마일까? 건축에서 어느 분야가 가장 돈을 잘 벌까? 그럼 돈을 많이 버는 분야는 건축 말고 어느 분야가 있을까?


위의 질문들은 아마 누구나 궁금해하는 내용들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혹은 대충 이 정도의 연봉이랬는데 나는 그렇지가 않아서 내가 돈은 적게 받는건가 하는생각도 많이들 할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 왜??

 

 



1. 근로계약서 작성으로 인해 회사에 관련된 기밀이나 연봉과 상여금에 대해 외부에 누설할 수 없다.

정규직으로 취업을 해본 자들은 대부분 한번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을 해보았을 것이다. 근로계약서에는 대충 '회사(갑)와 나(을) 사이에서 어떤 조건들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떤걸 주의해야 하고 이러한 급여를 받는다' 라는 내용의 계약서라고 볼 수 있다. 회사에 따라서는 그냥 기본적인 형식상의 근로계약서일 수도 있고 정말 중요한 내용이 반영된 근로계약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나 저러나 공통적으로 근로계약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위의 내용들을 외부에 누설하지 말 것'.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이를 근로자가 잘 지키고 있는지 아닌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넌 얼마 버냐 라고 물었을 때 말해주는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역시 알 수 없는 법.


 

 



2. 한국인들은 남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한국인이라고 말을 했지만 사람에 따라 성격에 따라 남의 시선이나 생각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이 날 어떻게 보는지, 생각하는지를 많이 신경쓰고 의식한다. 그렇다 보니 지금의 사회가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잘난 부분을 부각하고 과시하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발생하고, 자신의 재산 과시(?)를 위해 본인의 능력(자산이나 수익)에는 관계 없이 비싼 차를 무리해서라도 몰고 다니려는 사람도 있고, 혹은 무조건 명품만을 고집하며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경험해보니 아무리 명품으로 포장해도 정말 잘난 사람과 아닌 사람은 확 티가 난다 정말..). 이런 성향으로 인해 요즘 아이들은 사는 아파트나 동네가 어디냐에 따라 차별을 받기도 한다. 어정쩡하게 잘난 자들이 자신의 우월함을 내세우기 위해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자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노골적으로 하는 것, 이것이 요즘 사회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런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그런 방향으로 사회의 분위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조금 다른 얘기로 이어졌는데 아무튼 이런 성향으로 인해서 누군가에게 얼마를 버냐고 물어보면 보통 본인이 실제 받는 연봉보다 좀 더 많이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인터넷에서 보편적으로 얘기하는 연봉을 얘기하기도 하고. 이런식으로 업종별로 과장된 수입이 주변 혹은 인터넷에 퍼지다 보니 아, 이 분야는 이 정도의 연봉이겠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입사해보면 생각보다 적은 것이다. 그래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 이 분야는 타 분야에 대해 박봉이구나.


 

 



크게 위의 두가지의 이유로 나는 박봉인건가? 괜히 이쪽 분야를 하게 되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봉이 적고 많음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생각하기 나름이라서 사전적인 뜻으로 적은 봉급이라는 의미인 박봉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는 참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하는 사람들 중에 본인의 연봉에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연 2000만원을 버는 사람은 연 3000만원을 버는 사람을 부러워 하고, 연 3000만원을 버는 사람은 5000만원을 버는 사람을 부러워 한다. 5000만원을 버는 사람은 연 1억원을 원하게 되고 1억을 버는 이들은 2억, 3억 등 끝이 없다. 당연한 사람의 심리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쪽으로든 욕심이 있기에 본인에게 주어진 상황에 잠시 만족을 했다가도 그 다음을 원하게 된다. 그럼 여기에서 박봉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2천만원을 버는 사람? 3천만원을 버는 사람? 1억을 버는 사람? 누가 박봉인 사람일까?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박봉 혹은 연봉의 적고 많음을 따지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본인의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에 따라서 적고 많음을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는 것이지, 주변의 이야기는 참고만 할 뿐 거기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 주변의 상황을 듣고 본인의 수익이 많으면 우월감에 젖어 들 것이고 적으면 열등감만 생길 뿐이다. 이러나 저러나 자기 자신을 깎는 행위이니 본인의 기준으로 판단하는게 가장 좋다고 난 생각한다.


그럼 이제 나 문어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해볼까?


 

 




건축일하는 문어의 수입은 박봉일까? 한번 각자 판단해보라.

난 2011년도에 취업을 했다. 그 당시에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이상적인 연봉은 2400만원 이었다.

그러나 나의 연봉은 1800만원, 월급으로는 세전 150만원 이었다. 박봉일까?


갓 취업을 하고 신난 사회 초년생인 문어. 대학 친구들과 만나는 술자리에서는 한창 본인들의 회사에 대한 이야기들 뿐이었다. 당시 연봉을 서로 묻고 답하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이 2400~2500만원(당시 이상적인 연봉)을 받는다고 이야기를 하며 나의 연봉을 묻는다. 난 뭐라고 답했을까? 지기 싫어서 나도 그 정도 받는다고 이야기 했다. 나만 이런식으로 거짓을 이야기 했을까? 모두 중소기업에 취업한 친구들이었는데 이들의 연봉은 사실이었을까 거짓이었을까?


입사시 연봉 1800만원을 받고 있을 했던 문어는 매년 연봉 인상을 꾸준히 하고 프리랜서로 돌리면서 총 경력이 5~6년차쯤 되는 해에 결혼을 했다. 신랑과 문어 둘이서 모은 돈으로 양가 부모님의 도움 없이 예물, 집(전세), 혼수, 신혼여행(하와이)등을 포함한 모든 결혼준비를 했다. 전세시 대출을 받았었으나 결혼 3년차(일 경력 9년차)가 넘는 현재 모든 대출은 다 갚고 대출 없이 3억 조금 안되는 신축 아파트를 매매해 첫 집장만의 꿈을 이루었다.

결혼하고 3년이라는 기간동안 매년 국내 혹은 국외로 휴가를 다녀왔다. 해외는 신혼여행 때 하와이, 그 후 태국(방콕)과 유럽(파리,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다. 문어는 박봉이었을까?

위의 내용은 모두 거짓 없는 사실이다. 믿을지 말지는 알아서 하시길.


 

 



중요한건 연봉이 아니다. 돈 관리다.

보통 사람들은 연봉이나 월급에 신경을 쓴다.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잘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은 돈을 버는 사람은 못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적은 돈을 버는 사람도 잘 사는 사람 많고, 많은 돈을 버는데도 의외로 생활고에 시달리며 사는 사람들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돈 관리의 차이이다. 지출과 저축, 투자 등 본인이 계획적으로 돈 관리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수중에 생기는 자본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주변에도 비슷한 수입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모두 자금 상황이 다르다. 잘 관리한 친구도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주변인들이 얼마를 버는지, 누구는 얼마를 버는지 그닥 궁금하지도 알고싶지도 않다. 왜? 얼마를 벌든 결국은 본인이 하기 나름이거든. 다만 나도 욕심이 있는 사람인지라 지금보다 더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성공한 이들의 책을 읽으며, 혹은 나보다 앞서간 자들의 경험을 담은 글이나 영상을 보면서 나에게 없던 것들을 배우고 습득하고 실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더 나은 나의 미래를 위해서.

 

 



박봉에 대한 나와 신랑의 대화

이 글을 쓰다가 신랑에게 물어봤다. 

(참고로 신랑과 나는 대학CC 였으며 같은 건축인이다. 나와는 다른 분야이며 대기업도 아니고 현장직도 아니다.)


"오빠, 건축 분야는 박봉일까?"

"케바케*지. 그런데 아무래도 설계는 좀 박봉인 것 같기는 해."

"그럼 오빠는 오빠가 박봉이라고 생각해?"

"박봉은 아니지만 만족하는 정도는 아니지."

"그럼 나 일하는건 박봉인 것 같아?"

"너 신입일 때는 박봉이었는데 지금은 아니지. 근데 역시 만족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 * 케바케 : Case By Case,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약자. 상황에 따라 다르다 라는 뜻 )


어떤가? 남들이 봤을땐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현재 우리 스스로 박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욕심이 있기에 지금의 수입에 대해 만족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여담으로..

고수익인 분야라도 잘 버는 사람과 못 버는 사람이 발생한다.

잘 할 사람은 어떻게든 잘 하게 된다.

이에 대한건 앞서 다른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었다. 돈을 잘 버는 분야라고 해서 그쪽의 일을 하면 난 과연 돈을 잘 벌까? 꼭 그렇진 않을 것이다.

같은 의사라고 해도 능력 있는 의사는 환자들이 몰리면서 병원이 흥하면서 더욱 키워나갈 것이고, 능력이 없는 의사는 환자가 없어서 오히려 적자일 수 있다.

같은 웹툰 작가라고 해도 기안84처럼 실력과 기회가 따라서 건물주가 되는 웹툰 작가가 있는 반면 직장인의 월급만큼 벌까 말까 한 웹툰작가도 분명 있다.

건축 역시 마찬가지. 같은 건축 분야에 종사한다고 하더라도, 혹은 같은 연봉으로 시작을 했더라도 본인의 능력과 기회 등을 어떻게 키우고 잡고 다루느냐에 따라 5년, 10년이 지나고서의 연봉은 다르다.


위의 얘기들을 보면 결국은 잘해야 기회가 생기고 그 기회를 잘 이용해야 돈을 잘 번다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게 사실이다. 결국은 잘해야 한다. 그래서 늘 강조하는게 적성과 관심이다. 적성에 맞아야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수험생들에게 적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혹은 관심이 있고 간절하면 잘 하게 된다. 예로 연예인들 보면 학창 시절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던 이들이 연예인 활동을 하면서 영어나 외국어, 혹은 재테크를 잘 하는 경우들이 은근 많다. 이들은 적성이 맞아서 잘하게 된 것이라기 보다는 본인이 살면서 관심이 가거나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되고 절실하게 여겨지다 보니 거기에 관심을 갖고 알아서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된 것이다.


학생 때 부모님이 아무리 억지로 무언가를 시키려고 해도 적성에 맞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이면 잘 안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본인이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거나 하고픈게 있다면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찾아서 배우고 한다. 연예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가 반대해도 혼자 서울와서 했다는 얘기들도 많은것처럼.. 이런 적성과 관심이 있으면 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연예인 뿐만 아니라 글을 읽는 당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계획했던 것보다 좀 다방면의 잡다한 이야기를 하게 된 것 같은데...

이 글을 읽으면서 건축은 박봉이다 아니다로 판단하기 보다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을 해야할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많은 연봉을 바라는건 당연하지만 단순한 그 숫자에 너무 얽메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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