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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 사무소에서 하는 일과 경력이 쌓인 후의 방향

건축일하는 핑크문어 2019. 5. 31. 21:37

*** 제가 듣고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쓰다 보니 다소 주관적일 수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
*** 제 글들의 내용은 회사나 학교, 시대에 따라 다르거나 변화할 수 있으니 기본 개념이 이렇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

 

 

이야기에 앞서 나는 속해있었던 회사 말고는 다른 적산 사무소를 다녀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른 곳은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정확하게는 모른다.

또 난 구조팀에 속해있어서 마감팀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들은 잘 모른다.

그러니 내 경험에 의해 주관성이 다분한 글임을 참고 바란다.

 

 

 사용하는 프로그램

 

캐드나 엑셀 같은 그런 건 기본이고, 물량을 산출하기 위해 고려전산에서 만든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RC골조물량산출(구조 물량을 산출하는 프로그램)과 FIN 마감 물량산출(마감 물량을 산출하는 프로그램), EMS 통합내역 관리(내역서 작성 등 내역을 관리해주는 프로그램)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다.

프로그램은 회사에 다니면서 처음 접했고, 회사에서 다 배웠다. 이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주는 학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알기로는 이 프로그램은 적산 사무소 외에도 건설사와 공무원에서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에서 가끔 작업한 프로그램 데이터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사용하는 것 같고, 공무원은 생각 못했었는데, 내가 친환경인증회사를 잠깐 다닐 때 외근으로 교육청 교육시설과에 갔었는데 거기서 마감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봤다.

이들은 뭐, 직접 본인들이 물량을 뽑으려고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보통은 우리가 산출한 자료를 데이터로 보기 위해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은 산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작업을 하거나.

아무튼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니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한 분은 고려전산 사이트에 들어가면 안내가 나와있으니 참고해보길 바란다. 상세한 사용법이나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것이 혹여나 저작권이나 뭔가 걸릴까 무서워서 못 올리겠다.

캐드는 도면을 보고 치수를 재고, 선을 따고 면적을 계산하는 등의 용도로 주로 사용하다 보니 대학교에서 배웠던 잡다한 단축키들의 기능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치수 재기, 복사, 이동, 선 그리기, 원 그리기, 호 그리기, 오프셋, 글자 쓰기 등등 정말 기본적인 것들만 사용한다.

이것도 다양하게 사용하는 편이다. 나는 도면에 치수를 표시할 때 좀 깔끔하게 하려다 보니 잡다하게 쓰는 거지, 다른 사람은 그냥 치수랑 선 그리는 것만 쓰기도 하더라.

아마 작업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 않나 싶다. 설계회사나 샵 업체에 가지 않는 이상 아마 캐드를 많이 사용하는 곳은 많지 않을 걸로 보인다.

 

 

 업무(팀) 구분과 하는 일

 

 

내가 속한 회사가 규모가 큰 편인지는 모르겠는데 직원이 30~40명이 되었다. 이 직원은 크게 구조팀과 마감팀으로 구분되어있다.
구조팀은 구조 물량을 산출한다. RC 프로그램으로 철근콘크리트 공사의 물량 중 콘크리트, 거푸집, 철근을 산출하고, FIN 프로그램으로 철골공사 물량을 산출한다. 내가 회사에 속해 있을 때는 이렇게 작업을 했었는데, 프리랜서로 돌리고서는 구조팀에서 구조와 연관된 가설공사도 산출하는 것으로 작업 범위가 넓어졌다. 가설공사는 FIN 프로그램으로 물량을 산출한다.
공사 규모에 따라 인원 배치가 달라지는데 작은 공사는 혼자서 담당하기도 하고, 규모가 큰 경우는 보통 4명이서 팀을 이뤄서 작업을 한다. 물론 더 크면 5~6명까지 인원이 붙긴 하지만 보통은 3~4명의 인원으로 작업을 주로 했었다.
철골공사는 FIN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당시에 산출 가능한 인원이 많지 않았다(내가 다니던 당시에는 나까지 2명). 그래서 간혹 철콘 물량을 산출하다가 철골이 간혹 있는 경우는 산출 가능한 사람한테 일을 부탁하곤 했다.
LH의 공사는 물량 산출기준이 조금 다르다 보니 조금 다른 RC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그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아는 4~5명 정도의 인원이 있었는데 LH에서 일이 들어오면 이들에게 일이 분담되었다.


즉, 내가 다니던 당시 구조팀에는 크게 3가지 종류의 직원이 있었다.


1. 철콘공사 물량 산출 가능자
2. 철콘공사 + LH 철콘 물량 산출 가능자
3. 철콘공사 + 철골 물량 산출 가능자


나는 이 중 3번에 해당되는 직원이었다.

마감팀은 구조팀에서 산출하는 것 외의 나머지 모든 것을 산출한다. 조적, 미장, 창호, 도장, 유리, 석재, 목재, 금송 등등등. 지금은 가설공사를 구조팀에서 산출하니 마감팀에선 공통 가설에 관한 부분만 산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감팀 역시 구조팀처럼 LH에서 들어오는 일은 작업 가능한 직원에게 일이 분담되었다. 내역팀이 별도로 있진 않은데, 마감팀 내에서 경력이 좀 쌓인 직원들이 내역 작업까지 다루었다.

구조팀과 마감팀 상관없이 일이 들어오면 내부 직원들의 업무 스케줄을 보고 그때그때 인력들을 배치하는데, 팀을 만들 경우 보통 대리급 이상의 메인 직원 1명과 배우는 단계인 기사나 주임급 인원을 필요한 만큼 덧붙여서 팀을 구성했다.

그 공사의 메인 직원(대리 이상)은 물량 산출을 하면서 팀원들의 업무 분담 작업 진행 관리, 질의사항이나 기타 확인사항이 있을 경우 거래처의 담당자와 연락하는 등의 업무를 한다.

공사에 따라 구조팀에서 물량 산출이 완료되면 바로 납품을 하는 경우가 있고, 대부분은 마감팀에 넘겨서 내역 등 남은 작업을 처리한 후 납품한다.

 

 

 일이 진행되는 흐름

 

구조팀과 마감팀 각각 팀을 이뤄서 분담된 일을 한다. 각 팀원들이 산출을 끝내면 메인 직원이 취합을 하고 검토를 한다. 검토를 하고 이상이 없으면 프로그램으로 산출이 완료된 물량 자료를 엑셀로 변환한다. 구조팀은 산출된 각종 자료들과 마감팀에서 요구하는 특정 구조 물량을 같이 마감팀에 넘긴다. 이를 받은 마감팀은 모든 물량을 취합하고 내역서를 작성하여 납품한다.
이렇게 해서 일이 한 번에 끝나면 좋겠지만, 발주처에서 물량을 검토하다가 이상이 있거나 추가할 부분이 있는 경우, 혹은 보내준 물량을 토대로 공사비를 계산하다가 예산을 초과하면 다시 도면을 수정해서 물량수정을 요구한다. 그럼 요청사항이나 수정된 부분에 대해 다시 작업을 진행하여 납품을 한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의 수정(계약 시 수정 횟수가 정해져 있다)을 거친 후 마무리가 되면 간혹 발주처 측에서 산출서 제본이나 산출 도면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제본을 만들어서 퀵으로 보내 주거나, 산출 도면을 캐드나 출력본으로 보내준다.

전반적인 일의 흐름은 이렇다. 실시 도면이 아닌 기본 도면만 있는 경우에는 대략적으로 크게 크게 물량을 뽑기도 한다. 입찰건의 경우는 공사비 비교를 위해 VE작업을 하기도 한다.

 

 

 경력이 쌓인 후에는?

 

 

일의 특성상 전반적인 것은 4~5년이면 다 배운다. 그 이후의 경험은 다양한 공사를 접하면서 생기는 문제 처리능력과 대처능력, 작업 속도, 특이한 공법에 대한 지식 등이 쌓이고, 외부 업체와의 소통능력 등이다. 즉 4~5년이면 일을 다 배우고 그 후는 노하우와 작업 속도 향상이 신입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특정 연차가 지나면 연봉의 인상폭이 낮거나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 보니 괘 경력이 쌓인 직원들은 퇴사를 하고 나처럼 프리랜서로 전향하거나 사무소를 차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회사에 다니는 동안 사무실을 차리려고 나간 사람도 있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사람도 있었다.
내가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지원했던 회사 중 가장 먼저 합격 통보를 해서인 것도 있지만, 면접 시 경력이 쌓이면 집에서도 일할수 있다고 말해줘서 그렇다. 그래서 여자가 하기에 좋은 일이라고. 그래서 입사를 하고 4년 동안 일을 배우고, 좀 이르지만 프리랜서로 전향하여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난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 외 잡다한 이야기

 

일은 도면을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되어서 그렇지 어찌보면 단순업무이다. 도면을 보고 치수를 재고 프로그램에 배근과 치수를 입력하면 끝이다. 작업 자체는 단순하지만 도면을 파악하고 도면이 부족하면 물량이 부족하지 않게 산출하는 센스가 필요한 작업이라 하겠다. 치수에서 소수점의 위치 하나에 돈 몇천만원 몇억이 왔다갔다 하니 꼼꼼함은 필수라고 보겠다. 이거때문에 사고친 신입들도 더러 있다.

 

일을 잘하면 간혹 거래처 측에서 산출 직원을 지목하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 건설사에서 또 우리 회사에 산출 의뢰를 할 때 저번에 작업했던 산출 담당자가 이번 일도 담당해주면 좋겠다며 나를 지목한 적이 몇 번 있다. 내 스케줄을 보고 산출이 가능하면 나를 그 작업에 담당자로 배정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나한테 특별히 돈 적으로 이득이 있었던 적은 없다. 다만 이런 상황이 쌓이다 보면 내 평판이 높아지는 것이고, 정말 운이 좋다면 나중에 사무실을 차리거나 프리랜서로 일을 할 때 일을 맡길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간혹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누군가 알바를 하나씩 받아와서 하기도 한다. 내가 3년 차쯤이었을 것이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데 친한 마감팀 이사님이 잠깐 부르길래 갔었다. 갔더니 작은 상가건물의 물량산출이 이사님께 들어왔는데 본인은 구조 물량은 산출할 줄 모르니 나보고 해보지 않겠냐는 것이다. 페이는 얼마라고 알려주면서 회사에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면서 그 일을 했었다. 원래 회사일을 하면서 중간중간에 시간을 내서 작업하다 보니 반나절만에 그 일을 마무리하고 용돈을 벌었던 기억이 있다. 나름 짭짤했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업무 스타일이 무관심한 편인데 난 이게 참 편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일을 정해진 날짜 안에 본인이 맡은 일만 끝내면 되는데 중간에 다른 직원과 딱히 일적으로 교류하거나 트러블이 생길 일이 거의 없다. 그냥 산출하다가 애매한 부분은 그 공사의 메인에게 물어보면 되고, 나중에 다 산출하고는 검토하면서 이상한 부분 수정하면 되고, 이러다 보니 뭐 부딪힐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가끔 전체 공정회의하고. 그래서 회사 자체는 조용했었다. 친한 직원들끼리만 가끔 수다를 떨거나 간식을 사 먹으러 잠깐 나가거나 하는 정도? 이런 분위기 덕에 위에 언급한 것처럼 몰래 알바를 하는것이 가능하지 않나 싶다.

내가 다니던 회사의 경우는 입사를 하면 철콘공사의 보/슬라브/계단→기둥/기초→옹벽→아파트 유닛 슬라브/옹벽 순서로 일을 배우면서 나중에는 혼자 모든 RC건물을 산출할 수 있게 된다(철골과 LH 물량 산출은 운이 좋거나 산출 가능한 인원이 추가로 필요할 때 배웠던 것 같다). 그런데 어디선가 듣기로는 다른 회사(적산 사무소 중 나름 규모가 큰)는 기계식으로 산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체적으로 다 배우는것이 아니라 한두 가지의 부재만 반복적으로 산출한다고. 예를 들면 보만 산출하는 사람, 기둥만 산출하는 사람, 이런 식으로 되어있어서 물량을 산출할 때 기계적으로 딱딱 산출하고 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사실인지 소문인지는 내가 안 가봤으니 모르겠다. 어느 적산 사무소를 가든 본인의 몸값을 올리려면 가능한 많은 것을 배우길 바란다. 구조의 경우 RC, 철골, 가설에 대해 산출할 수 있으면 좋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게 되면 수입은 일당이나 건당으로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상가건물의 물량을 뽑는데 1주일이 걸린다고 하면 회사에서 제시하는 일당에 일하는 일수인 7일을 곱한 금액이 내 수입이다. 이는 그 회사의 월급날에 지급된다. 건당은 평당 단가로 건물 규모에 따라 금액이 결정되는데 건물이 클수록 내가 버는 돈은 많아진다. 이게 기간 내에 혼자 산출이 가능하면 그 돈은 다 내 수입이 되지만, 기간 내에 혼자 산출할 양이 아니면 내가 하게 될 작업량에 비례해서 돈을 준다. 건당의 일은 회사에서 수금이 되어야 돈이 내게 들어오기 때문에 돈이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이 일의 거래처는 주로 건설사, 공사현장, 설계사무소, 관공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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